마리 이랑가니: 시부야의 숨은 스리랑카 커리
시부야 우다가와초 잡거 빌딩 5층에 숨어 있는 스리랑카 커리 전문점. 묽은 스타일의 루와 덩어리 고기가 가득한 포크 커리가 간판 메뉴입니다.
Information
- Address
- 도쿄도 시부야구 우다가와초 34-6 M&I 빌딩 5F
- Genre
- 커리, 스리랑카 요리
우다가와초의 작은 빌딩, 그 5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가게 안을 가득 채운 피규어와 벽면 한 면의 레코드판이 반겨 줍니다. 여기가 ‘마리 이랑가니’. 솔직히 처음 봤을 땐 가게라고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개성이 그대로 드러난 공간이었습니다.
구 도큐백화점 본점 근처, 좁은 골목을 들어간 곳에 있는데 이게 의외로 찾기 어려워요. 작은 간판을 따라 빌딩으로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야 “아, 여기구나” 하고 알게 됩니다. 길을 헤매며 도착하는 그 과정도 왠지 모험 같아서 재미있어요.

주인이 직접 고른다는 레코드판에서 흘러나오는 BGM은 재즈와 소울 중심. 바늘이 판에 떨어지는 순간의 ‘딸깍’ 소리, 미세한 노이즈까지 포함해서 이 가게의 공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선반에 놓인 피규어와 앤티크 소품까지 더해져서, 어딘가 그리운 듯하면서도 다른 곳에서는 본 적 없는 공간이에요.
주문한 건 간판 메뉴인 포크 커리(¥1,600). 서빙된 순간 먼저 놀라는 건 덩어리 고기의 크기. 칼을 대지 않아도 섬유가 살살 풀릴 정도로 부드럽고, 스파이스가 속까지 배어 있습니다. 루는 일본식 걸쭉한 커리와는 정반대로 묽은 스타일, 스리랑카 전통 방식이에요. 매운맛 자체는 강하지 않은데, 여러 향신료가 겹겹이 쌓여 서서히 땀이 배어 나오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좌석은 카운터 중심으로 10석 정도로 아담합니다. 점심시간은 인기가 많으니까 시간을 살짝 비껴서 방문하는 게 좋아요. 오래된 잡거 빌딩의 엘리베이터는 붐비는 시간대엔 대기 시간이 좀 있으니 그 점도 염두에 두시길.
스리랑카 커리라고 하면 조금 긴장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여기는 스파이스가 서툰 사람에게도 입문하기 좋은 한 곳입니다. 시부야에서 “평소와 다른 점심”을 찾는 날에 문득 떠오르는, 그런 가게였어요.